내향형 의식의 일반적 태도
세계는 결코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에게 보이는 것으로서 존재하기도 한다. 외향형의 사람들은 곧잘 모든 지각과 인식이 객관적으로만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으로도 규정되는 것임을 잊어버린다고 융은 비평한다. 똑같은 사물을 보아도 외향적인 사람은 객체가 그에게 요구하는 것을 주로 보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객체의 인상이 주체 안에서 형성한 것에 따라서 사물을 본다. 내향적인 의식의 태도에도 물론 외적인 조건을 인식하는 능력이 있지만 언제나 그 판단과 행동에 결정적인 것은 주관적인 속성이다. 이것을 두고 자기애적, 자기중심적, 주관주의적, 이기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순전히 외향적 태도에서 보는 편견이라고 하여 융은 그것을 주장한 오토 바이닝거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 주체란 무엇이냐고 융은 묻는다. 주체란 인간이다. 우리가 주체라고 그는 말한다. 거의 병적일 정도로 사람들은 인식이 주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내가 인식한다는 말로써 그는 이미 모든 인식의 주관적 제약을 표명하고 있다. 정신 기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객체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이와 똑같이 필수적으로 주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대와 같은 외향적 시대에 내향적 태도는 외향적 태도와 동등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그것은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하다는 등의 비난을 받기가 일쑤다. 1920년대에도 그랬든 융은 주관적이라는 날은 외향적 시대 풍조로 보아서 거의 비난처럼 들린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하여 외향적 태도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한 무기로 단지 주관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수가 있으나 그 말의 의미가 충분히 검토된 일은 없다고 지적하며 여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리고 있다. 주관적 요소란 객체로부터의 영향과 함께 새로운 또 하나의 심리적 사실로 융합되게 하는 심리 작용 또는 심리적 반응이라고 나는 규정한다. 주관적 요소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고 어느 민족에도 있어 온 것임으로 그만큼 보편적인 요소이다. 그것은 바다의 넓이나 지구의 반경과 같이 엄연히 존재하는 견지이다. 주관적 요소는 하나의 세계율이다. 이 위에 발을 딛고 선 사람은 객체에 근거를 둔 사람과 똑같은 지속성과 효용성과 확실성에 따르고 있다. 심리학적 유형론에서 융은 외향형을 기술할 때와는 달리, 내향형에서는 그 특징보다도 내향적 태도가 외향적 태도와 똑같이 중요한 태도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이것은 당대의 학문적 경향이 오늘날보다 더욱 객관성에 치중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일깨우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융은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인 것보다 우월 시였기거나 그것을 절대시하려고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주관적 태도가 객관적 태도나 마찬가지의 보편적인 태도임은 틀림없으나 객관적 태도가 우연성을 위하여 변할 수 있는 것처럼 주관적 태도도 변할 수 있는 것이라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어느 하나도 절대적이기보다 상대적이다. 그러므로 내향적 태도의 특징인 주관 중심 경향을 절대시하면 글자 그래도 주관주의적, 자기중심주의에 빠지게 되어, 외향형으로부터 그건 단지 주관적이라는 비난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편협한 관점에 사로잡히게 된다. 정상적인 경우의 내향적 태도는 원칙적으로 유전으로 주어진, 주체 안에 있는 정신 구조에 순응하는 태도라고 그는 말한다. 이러한 구조는 자아가 아니라 자아의 모든 발전 이전에 존재하던 것, 다시 말해서 원형의 세계이며, 자아를 훨씬 능가하는 자기이다. 건전한 내향형은 자기를 들여다보며 이에 따라서 판단 또는 행동하려는 사람이며 자아에 매달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내향형은 자아를 자기와 혼동해서 뒤바꾸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아를 자기의 위치로 무제한 높인다. 다시 말하면 자아의 판단을 극대화하고 그것이 절대적임을 주장하게 된다. 이때 그는 자기 장점인 무의식에의 깊은 통찰을 못 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 외향형에 내향적 경향이 있듯이 내향형에도 외향적 경향이 있어 적절하게 보상함으로써 내향적 태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내향적 대도가 극도에 다다라서 이에 어울리지 않는 모든 경향이 의식에서 배제되면, 무의식에는 의식의 경향과는 상반된 외향적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자아는 이와 같은 무의식의 외향적 관심의 제물이 되거나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자아의 팽창으로 인한 엄청난 권력욕에 사로잡히게 된다. 내향형 무의식의 경향은 다음에 다시 설명하거니와, 내향형과 외향형의 관계에 대한 묘사를 융의 말을 빌려 재현해 보기로 한다. 내향형에 객체가 왜 항상 결정적인 것이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외향형에는 어째서 주관적인 입장이 객관적인 입장보다 우위에 있어야 하는지 늘 의문이다. 외향형은 내향형이 저만 잘난 줄 아는 이기주의자가 아니면 독선적인 공상가라고 추측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더 나아가 외향형은 내향형이 무의식적인 권력 콤플렉스의 영향 아래 있다고 가정하게 될 것이다. 이런 외향형의 편견에 내향형은 어쩔 수 없이 걸려들 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는 자기 단정적이고 강하게 일반화하는 표현 양식을 통하여 마치 그가 모든 다른 의견을 처음부터 배척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게다가 모든 객관적 소여 선험적으로 지내 하는 주관적 판단의 결연성, 경직 성만으로 강한 자기중심주의라는 인상을 풍기기에 충분하다. 외향과 내향 두 가지 유형의 관점에서 서로를 관조해 보는 것은 어느 유형의 편견으로도 물들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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